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집 지붕에서 몸을 던지는 것. 원인은 여러 가지였지만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죽을 거니까".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마법의 말이다. 통통하게 살이 찐 그녀의 몸으로는 2층 창문에서 지붕으로 올라가는 것조차 큰일이었다. 헐떡거리며 겨우 지붕 위에 도착했지만, 그대로 털썩 누워 야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게 싫어진 것이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하늘 가득 펼쳐진 별이 예쁘다거나,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으로 돈가스 카레 사진을 봐둬야겠다거나 하는 태평한 생각을 했고, 눈이 내리면 중지해 줄 수도 있다고 하늘 위의 신을 힐끗 쳐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갑자기 소녀는 깊은 어둠 속으로 몸을 던진다. 왜 그 타이밍이었냐고 묻는다면, 그냥 왠지 그랬다고밖에 답할 수 없다. 스테이크의 비계 붙은 모양 하나에 세상의 색이 달라 보이는 소녀의 마음은 언제나 변덕스럽다. 추락하는 몸의 속도가 빨라지고 심장 박동이 커진다. 지면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알몸으로 떡치는 남녀. 게다가 수십 명의 아저씨들이 AV 여배우를 쫓아다니는 끔찍한 기획물 술래잡기 영상이 스쳐 지나간다. 그녀의 가슴을 계속 설레게 했던 명작 AV의 다이제스트 장면이다. "내 주마등이 이거라고!?"라며 신에게 항의했을 때 세상은 암전되었다. 체감상으로는 찰나. 잠시의 암흑 세계를 거친 뒤 단숨에 시야가 넓어진다. 눈앞에는 낯선 하얀 천장. 침대에 누운 자신의 몸에서 여러 개의 튜브가 뻗어 나와 있고, 몸을 둘러싼 의료 기기들의 흉측함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왠지 신이 "조금만 더 살아보는 게 어때? 이건 럭키 타임이야"라고 말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퇴원 후, 지금까지 실패만 거듭했던 다이어트를 멋지게 성공시켜 AV 여배우가 되었다. ...라고, 그런 데뷔 경위를 듣고 나니 그녀가 이단적인 배우라는 점도 납득이 갔다. 카메라 앞에서 다리를 벌려 아이돌이 되려 했던, 흔해 빠진 어설픈 타입이 아니다. 진짜로 AV를 동경해서 업계에 들어온 희귀한 케이스로, 처음으로 "타마야 레이블의 작품을 보고 있다"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기모오타쿠의 정점인 거구 돼지 마스크가 그녀에게 청혼받았다고 오해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이야기다. 그렇다, 몰래카메라처럼 소변을 마시게 한 것도, 돼지의 씨물로 찐 질싸를 하는 등의 극악 플레이도 그저 사랑을 확인한 것뿐이다. 촬영 중에 과호흡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뭐 동경하는 인물 앞에서 긴장했을 뿐이리라. 앞으로 그녀의 AV 여배우 인생은 어떻게 될까. 팬클럽 개설이니 동인 진출이니 말하며 범죄자로 전락할 것인가. 자칭 배우이자 경영자, 문필가, 야한 스트리머(이하 생략)라고 자처하며 좁은 커뮤니티에서 추앙받으며 자아도취에 빠질 것인가. 결국 먹고살지 못해 팬들의 돈을 뜯어내려 필사적으로 가슴을 흔들거나, 팬 이름을 외치며 자위하는 이상한 생물이 될 것인가. 술집이나 풍속점 광고로 AV를 이용해 몸을 팔며 노력할 것인가. 그것은 알 수 없다. '아직'은 알 수 없다. 일단 현재는 표현자다. 끝에 '인 척'은 붙지 않는다. 지금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 지붕 위에서 죽음을 각오했던 날부터의 연장전이, 앞으로도 즐겁고 당당한 기억으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녀는 오늘도 AV 업계를 터벅터벅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