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제작사
밖에는 또 비가 내린다.
빨래가 마르지 않아서, 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평소 가던 코인 세탁소로 향한다.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날부터 시작된 몸속 깊은 곳의 욱신거림을 억제할 수 없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방심했을 뿐이었다.
오는 길에 비에 젖어, 살결에 눅눅하게 달라붙은 블라우스 차림 그대로, 건조기의 회전 소리에 휩싸여 깊은 잠에 빠져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젖어서 비치는 내 몸을 훔쳐보는 남자.
헐렁한 홈웨어 틈새로 몸을 엿보는 남자.
흥분한 그들에게 마음껏 탐해지고, 팬티스타킹이 찢기고, 속옷을 빼앗기고…….
건조기의 웅웅거리는 소리에 신음소리가 묻힌 채, 미친 듯이 쳐올려지는 섹스.
더럽혀졌을 텐데도, 지금의 나는 비가 내릴 때마다 가랑이 사이가 눅눅하게 열기를 띠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오늘은 아무도 안 오려나….」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으며, 스스로 욕정을 더듬을 정도로 나는 이미 그 눅눅한 열기의 포로.
빨래가 다 마를 때쯤이면, 나는 다시 「깨끗한 나」로 돌아가 거리 속으로 녹아든다.
하지만 내 내면은 아직 그 남자들의 감촉으로 눅눅하게 젖은 채 그대로.
있잖아. 다시 비가 내리면, 여기서 나를 찾아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