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남기고
남편이 밤에 도망친 후――
나는 가슴을 가리는 것도,
멈춰 서는 것도 허락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가슴을 훤히 드러낸 옷을 입혀,
밤의 거리를 걸어 다니게 하고,
사람들의 눈에 노출될 때마다
마음이 깎여 가는데,
그는 이 가슴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잡고, 흔들고, 주무르고,
‘너는 내 오나홀이지’라고
당연하게 지배해 온다.
무섭다.
부끄럽다.
전부 그만해 줘.
……그런데.
가슴을 만질 때마다,
데려 다닐 때마다,
안쪽에서 서서히 열이 퍼져 가는 자신이
정말 싫다.
싫은데――
멈출 수 없는 자신이
가장,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