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 차림의 그녀가 여러 명의 가해자로부터 끈질긴 성추행을 당해, 한 번은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완전히 도망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갈아탄 곳에서 다시 추적당해 두 번째로 마주칩니다.
첫 번째 때는 끈질기게 방어하며 끝까지 저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렇기에 직후에 찾아온 두 번째 상황과의 낙차가 너무나도 강렬합니다.
추적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첫 번째와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와 강압적인 힘을 느끼고,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깨달은 그 표정.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도망칠 수 없다.
저항과 체념의 경계에서 흔들리던 감정은 중반을 지나면서 조금씩 형태를 잃어갑니다.
그곳에 떠오르는 것은 슬픔뿐만 아니라 쾌감마저 섞인, 본인조차 정리하지 못할 일그러진 감정.
전반부에서 보여준 필사적인 방어와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그 과정 자체가 본 작품의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최종 피크에서는 창문에 반사될 정도로 작고 높은 신음 소리를 낼 때까지.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변화가 잔인할 정도로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반부는 여러분이 평소 자주 보셨을 법한 광경을 중심으로.
그리고 후반부는 그 모든 것을 뒤집는 듯한 시간이 이어집니다.
40분 정도의 기록 시간에 응축된 안도, 공포, 저항, 체념, 그리고 황홀경.
옷이 흐트러진 후 다시 매무새를 가다듬는 모습까지 담겨 있어, 단순한 한 장면이 아니라 '시작부터 끝까지'를 쫓은 기록으로서도 밀도가 매우 높은 작품입니다.
도망치는 자와 쫓는 자.
거부하는 자와 무너뜨리는 자.
음과 양. 창과 방패.
상반되는 것들이 같은 시간축 속에서 차례차례 반전되고, 마지막에 남는 것은 도망쳤다고 생각한 미숙한 소녀가 딴사람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뿐.
찰나의 사건이기에 그 변화는 아름답고, 어딘가 퇴폐적입니다.
수수한 겉모습과의 낙차를 포함해, 이런 종류의 음울함, 정서, 기록성에 가치를 느끼시는 분들께는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이라고 판단합니다.
해상도: 3840×2160(4K/24fps)
수록 시간: 43:41